몬스터 콜(A Monster Calls, 2016)은 어머니의 병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소년이 상상 속 괴물과 만나면서 감정을 마주하고 성장해 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판타지와 현실이 잘 어우러져 있으며, 아이의 눈을 통해 슬픔, 두려움, 용기 같은 감정을 진지하게 다루는 이 작품은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마음마저 울리는 특별한 영화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괴물과 함께한 소년의 이야기
이 영화는 열두 살 소년 코너의 이야기입니다. 코너는 암 투병 중인 엄마를 돌보며 지내고 있지만, 주변 상황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아빠는 멀리서 살고 있고, 학교에서는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며 외로운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집 앞의 오래된 나무가 괴물로 변해 나타납니다. 이 괴물은 코너에게 세 가지 이야기를 해주겠다고 말하고, 그 대가로 코너의 ‘진짜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말합니다. 괴물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코너는 마음속 깊이 숨겨왔던 감정과 마주하게 됩니다. 몬스터 콜은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감독은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로, 이전에도 감정을 섬세하게 다루는 작품으로 주목받았던 인물입니다. 괴물의 목소리는 배우 리암 니슨이 맡았는데, 특유의 낮고 깊은 목소리 덕분에 괴물이 무섭기보다 따뜻하고 듬직하게 느껴집니다. 그의 목소리는 감정의 깊이를 더하며, 괴물이 코너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단순한 상상이 아님을 느끼게 해 줍니다. 이 작품은 시각적으로도 인상적입니다. 괴물이 들려주는 세 가지 이야기는 마치 수채화 같은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되며, 현실과 상상을 자연스럽게 넘나듭니다. 감독은 이 장면들을 통해 아이의 상상력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감정의 깊이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촬영 기법과 색감도 캐릭터의 감정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조절되어 몰입감을 높여줍니다. 이처럼 몬스터 콜은 단순한 판타지 영화가 아니라, 상처받은 마음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작품으로 완성되었습니다.
감정을 받아들이는 용기
몬스터 콜은 ‘감정을 숨기지 말고 솔직하게 마주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주인공 코너는 엄마가 곧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꾹 눌러두고 살아갑니다. 괴물은 그런 코너에게 “진실을 말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마음속 깊은 두려움과 죄책감을 꺼내도록 돕습니다. 결국 코너는 자신이 엄마가 고통 없이 편하게 떠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됩니다. 그것은 아이가 느끼기에 너무 무겁고 나쁜 감정처럼 보이지만, 영화는 그것도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솔직한 감정이라고 말합니다. 이 장면은 많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솔직해진다는 것’의 진짜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 또한 이 작품은 ‘감정을 마주하는 것’이 곧 성장의 과정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어른도 쉽게 하지 못하는 감정의 표현을, 한 소년이 괴물과의 만남을 통해 배워나가는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줍니다. 괴물은 단순한 환상이 아니라, 코너가 직면해야 할 현실과 마음속 이야기의 상징입니다. 그리고 그 괴물은 결국 코너가 더 이상 두려움에 떨지 않도록 도와주는 존재입니다. 이 작품은 슬픔과 두려움을 숨기기보다는, 천천히 말로 꺼내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독려합니다. 어린 주인공을 내세웠지만, 영화의 교훈은 어른들에게도 똑같이 와닿습니다. 감정은 잘 다스리는 것보다, 잘 표현하고 잘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조용히 전달됩니다.
마음을 울리는 조용한 이야기
몬스터 콜은 큰 사건이나 자극적인 장면 없이도 깊은 인상을 남기는 영화입니다. 관객들은 대부분 이 작품을 보고 난 후 “생각보다 더 깊고 감동적이었다”라고 말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어린 소년이 주인공인 판타지처럼 보이지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이 담겨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괴물이라는 존재는 상상의 산물이지만, 코너의 감정과 직결되어 있어 더욱 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특히 괴물의 목소리를 맡은 리암 니슨의 연기는 많은 관객에게 인상 깊게 다가왔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무서운 괴물이라기보다는 인생의 중요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안내자처럼 느껴지며, 코너뿐 아니라 관객의 마음도 움직입니다. 괴물이 들려주는 이야기와 수채화풍 애니메이션 장면은 시각적으로도 감정을 잘 전달하며, 작품의 분위기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줍니다. 한 논평가는 이 작품을 두고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표현했습니다. 아이를 위한 영화처럼 보이지만, 어른들이 더 많은 걸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작품입니다. 감정 표현이 서툴렀던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는 계기가 되어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를 떠나보낸 경험이 있는 이들에게는 더욱 깊은 공감과 위로를 건네줍니다. 결국 몬스터 콜은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큰 용기인지, 그리고 그 용기를 낼 때 우리는 조금씩 더 단단해질 수 있다는 걸 알려줍니다. 슬픔은 피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견디는 것임을 보여주는 이 영화는, 조용하지만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