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 오브 갓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빈민가에서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삶을 그린 영화입니다. 생존이 일상이 된 환경 속에서 인물들은 서로 다른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은 곧 삶의 방향이 됩니다. 이 작품은 성장, 생존, 그리고 왜곡된 남성성이라는 주제를 생생하고 강렬한 영상으로 담아냈으며, 사회 구조와 인간 본성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줄거리와 제작 이야기
시티 오브 갓은 브라질 리우의 한 빈민촌 ‘Cidade de Deus(신의 도시)’를 배경으로 합니다. 주인공은 '로켓'이라는 이름의 소년입니다. 그는 사진작가가 되기를 꿈꾸며, 바람직하지 않은 현실 속에서도 범죄와는 거리를 두고 살아가려 합니다. 반면 같은 동네 출신의 ‘릴 제’는 아주 어릴 때부터 거리의 지배자가 되기를 꿈꿉니다. 두 인물을 중심으로 여러 세대에 걸친 조직의 흥망을 따라가며, 그 속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어른이 되어가는지를 보여줍니다. 흥미로운 점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사실입니다. 원작은 파울루 리뉴스의 논픽션 소설이며, 실제로 '로켓'이라는 인물도 실존 인물입니다. 감독인 페르난두 메이렐리스는 리얼리티를 극대화하기 위해, 대부분의 배역에 비전문 배우를 캐스팅했습니다. 그들 중 다수는 실제 리우 빈민가에서 살아가던 청소년들이었고, 이는 영화에 생생한 현실감을 더했습니다. 촬영 방식도 독특했습니다. 흔들리는 카메라, 빠른 편집, 그리고 실제 거리의 분위기를 그대로 담은 화면구성은 영화가 만들어진 것이라는 느낌보다 기록된 현실 같다는 인상을 줍니다. 이에 따라 시티 오브 갓은 칸 영화제와 아카데미에서 주목받았고, 브라질 영화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강해져야 했던 아이들
시티 오브 갓이 전하는 핵심 메시지는 좋지 않은 환경 속에서 성장한 아이들이 어떤 어른이 되는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이 작품은 사회가 아이들에게 어떤 미래도 보장하지 못할 때, 그들이 얼마나 쉽게 ‘강함’이라는 가면을 쓰게 되는지를 보여줍니다. 릴 제는 어릴 때 무시당하고 상처받았던 경험으로 인해, 두려움을 느끼는 대신 공포의 존재가 되기로 선택합니다. 그런 선택은 결국 왜곡된 남성성과 연결되며, 충동적인 행동으로 이어집니다. 반대로 로켓은 자신만의 길을 찾으려 하지만, 그조차도 사회 구조 안에서는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더 큰 용기와 끈기가 필요합니다. 영화는 이처럼 남성성이 단지 공격성과 힘으로만 설명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보여줍니다. 이 작품 속 아이들은 힘을 통해 자신을 증명하려고 하지만, 그 과정에서 감정과 인간성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이 작품은 '강한 남자'라는 상징이 만들어지는 배경을 보여주며, 그 상징이 결국 서로를 파괴하게 되는 구조를 설명합니다. 진짜 강함이란 약함을 인정하고 감정을 지키는 데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시티 오브 갓은 그런 메시지를 뚜렷한 교훈 없이도, 장면 하나하나에 담아 전달하는 작품입니다.
찬란하지 않은 성장담
이 영화는 보는 내내 편안함을 주지 않습니다. 밝고 따뜻한 성장 이야기가 아니라, 불편하고 잔혹한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티 오브 갓이 특별한 이유는 그 불편함을 통해 삶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관객은 아이들이 웃는 장면조차 불안하게 느끼게 되며,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긴장감 속에서 이야기를 따라가게 됩니다.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이 작품이 남성성을 어떻게 다루는지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릴 제가 폭력을 선택하는 순간들, 로켓이 카메라를 들고 선택의 갈림길에 선 순간들은 감정의 밀도가 매우 높습니다. 캐릭터의 감정을 과장하지 않지만, 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한 평론가는 “시티 오브 갓은 아이들의 삶을 찍은 다큐멘터리에 가깝다”라고 표현했습니다. 이 말처럼 이 작품은 꾸며진 픽션이라기보다는, 현실 그 자체처럼 느껴집니다. 관객 반응 또한 다양합니다. 일부는 충격적이었다고 말하고, 일부는 아름다웠다고 표현합니다. 감정이 분명하게 정리되지 않는 이유는, 단순한 교훈을 주려는 의도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저 보여줄 뿐입니다. 그리고 그 ‘보여줌’만으로도 충분히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시티 오브 갓은 브라질의 특정 지역 이야기를 담았지만, 힘을 중심으로 구성된 남성 사회가 만들어낸 구조적인 문제를 보편적으로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국경을 넘어 많은 사람의 마음에 깊이 남는 영화입니다.